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서울특별시 장애인체육회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보도자료

Home > 체육회 알림 > 보도자료

[헤럴드미디어] “설움조차 몰라요”10여일 앞둔 장애인올림픽 역도 대표팀

관리자
2008-09-05 10:33:55
조회 2,537

<르포>“설움조차 몰라요”
10여일 앞둔 장애인올림픽 역도 대표팀
5명 막바지 구슬땀…관심 접은 지는 오래 “자신과 싸움”

양궁, 핸드볼, 배드민턴 등 2008 베이징 올림픽에도 어김없이 비인기종목의 선전은 눈부시다. 4년에 한번 ‘반짝사랑’을 겪는 이들 종목의 설움을 달래자는 말도 자연스레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 선수들에겐 이런 설움조차 사치다.

제13회 베이징 장애인 올림픽을 준비하는 78명의 대표팀. 이들에게 올림픽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니다. 남들의 관심을 바라는 마음을 접은 지도 오래. 관심을 보여주지 않는 설움에 앞서 이들에게 운동은, 올림픽은 나 자신에게 도전하는 외로운 싸움이다. 육체나 정신 장애를 극복한 이들은 세계무대를 향해 뛰어든 그 순간, 이미 마음 속마다 자랑스런 금메달이 걸려 있는 셈이다.

제 13회 베이징 장애인 올림픽을 10여일 앞둔 지난 25일, 노원구 공릉동 태릉 국제사격장 내에 위치한 역도훈련장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좁은 훈련장 내에는 바벨을 들어올릴 때마다 내뱉은 기합소리만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막바지 훈련에 몰입하고 있는 5명의 역도 국가대표 선수, 굳게 다문 입술은 올림픽을 앞둔 그들의 각오가 그대로 나타났다.

정금종 선수가 불편한 다리를 벤치프레스에 올려놓고 외마디 기합소리와 함께 역기를 들어올리는 순간, 지켜보던 김정태 감독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좋아, 잘했어.” 오늘 훈련은 이 정도로 마치자는 감독의 말에 선수들은 다부진 목소리로 대답한다. “이제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한 세트만 더 하죠.”

9월 6일부터 17일까지 12일 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 13회 베이징장애인올림픽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는 모두 78명. 양궁, 육상, 사이클, 시각축구, 역도, 유도 등 모두 13개 종목에 출전한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11, 은11, 동 6개로 종합 16위에 오른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13, 은6, 동7개 종합 14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중 역도는 세계신기록 보유자 박종철 선수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정금종 선수도 빠질 수 없다. 두 선수 외에 봉덕환, 윤진경, 손안순 선수들 역시 명성이 자자한 역사(力士)들이다.

비인기종목에다 장애인 경기란 한계까지 부딪혀야 하는 이들에게 무관심의 설움은 익숙한 일. 하지만 이들은 설움에 슬퍼하고 상처받을 겨를조차 없다.

박종철 선수는 운동의 의미를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이라고 표현했다. 장애로 심신이 움츠러드는 자신을 극복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삶의 자신감을 얻게 된다는 뜻이다.

그는 “비인기종목의 설움이 있다고 하지만 잠깐이라도 받는 관심조차 부러운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우리 역시 좋은 성적을 낸다면 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마비를 겪고 있는 박종철 선수, 소아마비 1급의 봉덕환 선수, 지체장애 1급 정금종 선수, 지체장애 3급의 윤진경 선수, 지체장애 2급 손안순 선수. 귀환까지 전국민의 환호를 받는 베이징 올림픽 선수단을 바라봐야 하는 이들 5인 역사(力士)는 오늘도 조용히 바벨을 들고 있다. 태극기가 부끄럽지 않도록,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이들의 땀방울을 외면해선 안 되는 이유다.

글=김상수 기자(dlcw@heraldm.com)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m.com)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 네이버 블로그 공유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