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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 장애도 그녀의 '꿈'을 꺾지 못했다 - 08.05.05

관리자
2008-05-06 09:41:23
조회 2,837

장애도 그녀의 '꿈'을 꺾지 못했다

왼쪽 다리 없는 남아공 수영선수 뒤 투아
오픈 워터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0㎞ 4위
절단 장애인으론 처음 올림픽 출전권 따내

성진혁 기자 jhsung@chosun.com 입력시간 : 2008.05.04 23:12

▲ 2002년 영연방 대회에 출전했을 때의 뒤 투아. 작년‘알제리 올 아프리카(All Africa)게임’자유형 1500m에서 비장애인 선수들을 물리치고 우승한 뒤 오픈 워터 종목에 눈을 돌렸다.

왼쪽 다리는 무릎까지 잘리고 없다. 대신 '꿈'이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나탈리 뒤 투아(24· Du Toit)는 3일 스페인 세비야의 과달키비르 강에서 열린 FINA(국제수영연맹) 오픈 워터(open water) 세계선수권 대회 여자 10㎞ 경기에서 2시간2분7초80으로 4위를 했다. 우승자인 러시아의 라리사 일첸코(2시간2분2초70)에 단 5.1초 뒤지는 좋은 기록으로 상위 10위(51명 참가)까지 얻는 베이징 올림픽 자동 출전권을 따냈다. 절단 장애인이 세계 최고의 엘리트 스포츠 경연장인 올림픽에 나가는 사상 초유의 역사를 쓴 것이다.

레이스를 마친 뒤 투아는 강둑으로 올라와 의족을 착용했다. 꺾이지 않는 의지로 역경을 헤쳐온 '여전사'도 이번만큼은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뒤 투아는 영국 텔레그래프지에 "경기를 하고 울기는 처음이다. 올림픽 출전은 그만큼 의미가 있다. 여섯 살 때부터 원하던 소망이었다"고 말했다.

꿈은 좀더 일찍 이뤄질 수 있었다. 뒤 투아는 16살이던 2000시드니 올림픽 자유형 세 종목 출전권을 아깝게 놓치며 다음 올림픽을 기약했다. 그러나 이듬해에 인생을 바꿔놓은 사고를 당했다. 오전 훈련을 마치고 스쿠터를 타고 학교로 가던 중 주차장에서 빠져 나오던 자동차에 부딪혔다. 운전자의 부주의 탓이었다. 으스러진 왼쪽 다리를 살리려는 의사들의 노력은 허사였다. 결국 무릎까지 절단하고 부러진 대퇴골엔 티타늄을 삽입했다.

    중도 장애인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일상생활에 적응하려면 일반적으로 6개월쯤의 시간이 필요하다. 뒤 투아는 달랐다. 수술 다음날 침대 밖으로 나왔고, 병문안 온 친구와 친지들에겐 대수롭지 않다는 듯 상처를 보여주기까지 했다. 더 커진 열정과 애정으로 수영을 다시 시작했다. 2002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렸던 영연방 대회에서 장애인 부문 자유형 50m와 100m 금메달을 땄다. 비장애인 부문에도 나서 자유형 800m 결선까지 올랐다. 최하위인 8위에 머무르긴 했어도 빛나는 도전 정신은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뒤 투아는 금메달 여섯 개를 땄던 호주의 이언 소프를 제치고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2004장애인올림픽에선 5관왕(금5·은1). 뒤 투아에게 남은 목표는 비장애인 선수들과 겨루는 올림픽뿐이었다. 지구력이 중요한 장거리 종목에 눈을 돌렸다. 현실의 장벽과 상식의 편견은 여전히 높았다. 수영은 팔과 다리가 이루는 영법의 일체성과 균형이 갖춰져야 속도를 낼 수 있다. 뒤 투아의 경우 한쪽 노로 젓는 배처럼 자세가 불안정하다. 발차기의 추진력은 당연히 떨어진다. 3일 레이스에서도 반환점인 부표를 돌다 다른 선수들과 부딪쳐 엉덩이가 가라앉으면서 부력을 잃어 애를 먹었다. 강하게 단련한 상체근육의 힘을 앞세워 중반 이후 선두권으로 치고 나오는 작전을 폈다.

    뒤 투아는 "물속에선 내 다리가 하나인지 둘인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있는 힘을 다할 뿐"이라며 "생김새가 다른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난 여전히 남들과 똑같다. 꿈이 같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꿈에는 장애가 없었다.

    오픈 워터(open water) 수영

    말 그대로 바다, 강, 호수 등 야외에서 하는 수영. 일반적으로 경기를 목적으로 '오픈 워터'에서 장거리를 헤엄치는 경우엔 '마라톤 수영'으로 불린다. 세계선수권에선 1991년 호주 퍼스 대회부터 25㎞ 종목이 채택됐으며, 이후 10㎞와 5㎞ 종목이 더해졌다. 오픈 워터 종목만 치르는 세계선수권도 올해 5회를 맞았다. 올림픽에선 이번 베이징 대회부터 남녀 10㎞ 종목이 신설됐다. 세계선수권이나 지역별 대회 등을 통해 출전권을 획득한 남녀 선수 25명이 베이징 ?이 지구에 만들어진 조정-카누 경기장에서 2.5㎞ 구간을 두 번 왕복하며 메달을 겨룬다. 수영장에서 열리는 최장거리 종목은 자유형 1500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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