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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 시력 잃은 미 고교생 '감동의 물살'에 갈채-08.03.19

관리자
2008-03-20 11:07:30
조회 3,267
시력 잃은 미 고교생 '감동의 물살'에 갈채
조선일보|기사입력 2008-03-20 03:48 |최종수정 2008-03-20 05:45



수영대회 꼴찌로 완주

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주 빌라파크 고교 수영장에서 열린 고교 수영대회 자유형 500야드(약 457m) 경기. 시작을 알리는 "삐" 소리가 울리자 6명의 선수는 일제히 스타팅 블록을 박차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주내(州內) 다이아몬드 바 고교 2학년인 앤드루 럭(Luk·16)은 물속에서 출발했다. 그는 5세 때 시력을 잃은 시각장애인이다. 베트남계 아버지와 인도네시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럭의 오른쪽 눈은 완전히 실명(失明)했고, 왼쪽 눈은 명암(明暗)만 구분할 수 있다. 시신경에 자리 잡은 1.1㎝ 크기의 종양은 럭의 청력까지도 손상시켰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는 18일 보도했다.

럭이 헤엄치는 레인의 양끝에는 팀 동료가 테니스 공이 달린 1.9m 길이의 장대를 들고 서 있었다. 럭이 턴(turn)을 할 때 벽에 머리를 부딪히지 않도록 미리 장대로 그의 머리를 건드려 주기 위해서였다.

럭이 18랩(lap)을 마치고 2랩을 남겨놓았을 때, 물속에는 그 혼자뿐이었다. 이때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났다. 다른 선수들까지 수십 명이 일제히 골인 지점에 몰려들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내라! 럭!"(go Luk! go!)이라며 목청껏 소리를 질렀다. 남들보다 두 바퀴 뒤처져 꼴찌로 경기를 마친 럭에게 다른 선수들이 몰려와 박수를 보냈다. 럭은 "다른 선수들이 '너의 레이스를 보면서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할 때 가장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취미로 수영을 즐기던 럭은 작년 말부터 학교 대표선수가 되기 위해 전문적인 레슨을 받았고, 지난 2월 학교 수영팀에 가입했다. 그러나 몸이 정상인 다른 학생들과의 경기에서 꼴찌는 늘 그의 몫이다. 하지만 그에게 전문적으로 수영을 가르쳐 줬던 코치 조디 렙(Lepp)은 "몸이 온전한 사람들이 팔다리가 아프다고 불평할 때, 럭은 '다음엔 뭘 하죠?'라고 묻곤 했다"고 말했다.

럭은 지난주부터 혼자 스타팅 블록에서 점프해 입수(入水)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경기에서 이기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만, 더 절실히 원하는 건 팀의 일원으로서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묵 기자 seanc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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